세상에서 가장 슬픈 투표
세상에서 가장 슬픈 투표


우리는 민의를 수렴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누구나 국민투표를 말하며, 어떤이는 선거의 참여를 국민의 권리와 의무중 가장 큰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현행 선거 행태는 국민의 뜻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모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대통령이나 국회, 지방정부 등의 구성원을 선택하여, 그들로 국민의 권리를 대행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은 언제나 딱 한번 선거기간 중에 국민에게 머리숙이고 표를 구걸하다가 후보자의 허물을 벗고 당선자로 확정되는 순간부터 민의는 뒷전이고 그들만의 공화국에서 그들을 위한 삶을 살아갈 뿐이었고 오늘도 다를 것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임기동안 눈감고 귀먹고 벙어리인 채로 자기 배를 위하여, 살아가다 때로는 이당에서 저당으로 날아 다니다가 때가 되면 다시 날아온다 표를 달라고, 이번에는 국민의 편에 서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러한 정치권력과 국민들의 단절 때문에, 대한민국은 국민들이 직접적인 국가 정책에 전혀 참여할 수 없는 반쪽짜리 민주 공화국이다. 아니 진정한 참정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내가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모든 이유를 사라지게 만든다.

처음 투표를 한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당선된 후보의 웃음에 같이 웃고, 낙선한 후보의 눈물에 같이 아픈 마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러한 꼭두각씨 같은 놀음을 오늘도 또 해야 하나 하는 서글픔이 생기게 한다.

내가 선택하려는 사람들은 하나의 같은 색의 묶음은 아니나, 모두가 여론의 향방으로는 거의 다 당선권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의 한 후보는 개인적으로 볼때는 당선 불가능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사표와 같은 나의 선택이 그 아픔을 더 크게 느끼게 한다.
마음의 선택을 하면서 부터 슬퍼야 하는 선거는 이번이 처음인데, 또 한번 그런 선거를 하라고 한다면 정말 못할 짓이다.

나의 마음 뿐만 아니라 발까지 무겁게 하는 것은 이제는 내가 투표를 꼭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라면, 단 하나도 들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는 두손과 두 발을 다 꼽고 남의 것을 빌려서도 모자를 것 같다.

아들도 딸도 아내 마저도 그래도 투표는 해야한다고 하지만, 내 마음과 다르게 몸은 투표장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때의 투표와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꼭 투표를 해야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이유도 찾지 못한 상태로,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할지도 모르는 후보들을 선택하여 투표를 한다는 것, 생각해보니 세상에서 가장 슬픈 투표가 아닐 수가 없다.
예전에는 그래도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이 가능하거나 당선을 기대하며 투표를 했고, 투표를 하기 전에 억지로라도 하나의 이유라도 찾을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투표를 하고 나서 그것을 찾아보려고 한다.

- 사람과 진실 -
by webman | 2006/05/31 13:48 | 사람과 진실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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